'무인 시 급속 문닫힘' 기능, 왜 없을까?
바쁜 출퇴근 시간, 아무도 타지 않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를 기다리는 순간은 누구나 경험해 봤을 것입니다. 이때 '엘리베이터 무인 시 급속 문닫힘' 기능이 있다면 운행 효율이 훨씬 높아질 텐데요. 하지만 이 기능은 여러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일반 승객용 엘리베이터에 보편적으로 적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핵심적인 이유는 바로 안전, 기술적 리스크, 그리고 경제성 문제입니다.
1. 국제 표준과 법규의 엄격한 통제
승객의 안전은 엘리베이터 설계의 최우선 고려사항입니다. EN 81-20, ISO 8100-1과 같은 국제 표준과 국내 '승강기 안전관리법'은 문이 닫힐 때의 힘(운동 에너지)과 속도를 매우 엄격하게 제한합니다. 만약 문에 장애물이 감지되면 즉시 다시 열려야 하는 '재개방' 기능에 대한 성능 요건도 명시하고 있어, 단순히 속도를 높이는 데 큰 제약이 따릅니다.
2. 100% 완벽하지 않은 센서 기술의 한계
현재의 도어 센서 기술로는 엘리베이터 내부가 비어있다는 '무인 상태'를 100%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먼지, 역광, 그림자 등 외부 환경 요인으로 인해 센서가 사람이나 사물을 감지하지 못하는 오작동 가능성이 상존합니다. 만약 시스템이 무인으로 오판하여 문을 빠르게 닫는 순간, 뒤늦게 탑승하려는 승객이 있다면 심각한 끼임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비용 대비 제한적인 효과
오작동 리스크를 줄이려면 고감도 센서나 AI 기반 판단 시스템 같은 추가적인 기술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고성능 시스템을 도입하고 유지보수하는 비용에 비해, 문이 조금 더 빨리 닫힘으로써 얻는 에너지 절감이나 운행 효율 개선 효과는 사용자가 체감하기에 미미할 수 있습니다. 즉, 비용-효과 측면에서 아직은 매력적이지 않은 것입니다.
안전한 도입을 위한 개선 방향과 로드맵
그렇다면 이 유용한 기능은 영원히 사용할 수 없는 것일까요? 전문가들은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기술 표준을 마련하는 점진적인 접근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며 도입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단계적 도입 로드맵 (3단계)
- 1단계 (제한 구역 적용): 먼저 출입이 통제되는 업무 공간이나 물류/서비스 전용 엘리베이터처럼, 아동이나 노약자 등 취약계층의 접근이 적은 곳에 한정하여 기능을 허용합니다.
- 2단계 (시범 운영 확대): 다중 센싱 기술과 운행 기록 자동 저장 기능이 탑재된 차세대 도어 시스템에 한해, 혼잡도와 위험도에 따라 문닫힘 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시범 적용합니다.
- 3단계 (표준화): 시범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최소 감지 성능, AI 기반 속도 제어 방식, 시험 절차 등을 KS(한국산업표준)로 법제화하여 완전한 표준으로 정립합니다.
핵심 기술 및 제도 개선 방안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기술적, 제도적 보완이 필수적입니다. 여러 개의 빔으로 촘촘하게 감지하는 라이트커튼의 성능을 강화하고, 거리 측정 센서나 열원 감지 센서를 함께 사용하는 2중 복합 센싱을 의무화하여 미감지 영역을 없애야 합니다. 또한, AI가 상황에 맞춰 속도를 조절하는 표준을 마련하고, 특정 조건에서는 오히려 문을 천천히 닫는 취약 사용자 보호 모드를 병행하여 안전을 강화해야 합니다.
미래를 여는 AI 스마트 엘리베이터 기술
이미 주요 엘리베이터 제조사들은 AI 기술을 활용해 운행 효율을 높이는 다양한 스마트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 발전은 향후 도어 제어 기술을 고도화하는 훌륭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 제조사 | 솔루션 | 핵심 기능 |
|---|---|---|
| Otis | CompassPlus / eCall | 목적지 그룹핑, 정지 층수 감소, 모바일 호출 |
| Mitsubishi Electric | DOAS / AI-2200C | 목적지 할당, 군집제어, 대기시간 저감 |
| Hyundai Elevator | H-Solution / AI Group Control | AI 그룹제어, 목적지 선택, 비접촉/음성 인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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